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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진 그대로 다시 찍기 - 해태상 1/2

작동미학 2020. 7. 24. 00:36

재현사진을 찍기위해 먼저 광화문 앞 해당 장소를 찾았다. 둘러보면 친절하게도 해치상이 있던 곳이 바닥에 표시되어 있다.

해치상 자리 표기(왼쪽 하단 바닥)된 바로 뒤에서 광화문쪽을 보고 찍었다. 멀리 길건너 옮겨진 해태상도 보인다

 옛사진을 재현해서 찍다보면 과거 조선시대 사진의 화각이나 촬영위치와 방향을 매우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대개 화각을 50mm 정도에 맞추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예전부터 유명한 표준 단렌즈이므로 그렇구나 싶었다.

 

 그리고 과거와 동일한 촬영위치와 화각에서 현재의 사진과 비교하면, 과거 사진의 정보를 보강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대부분 과거 사진의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심지어 과거에 발행한 우표에서 발췌된 사진도 많다) 잡음이나 오염인지 판독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사진을 현재의 것과 겹쳐 보면 기존의 단순 비교와는 격이 다른 비교가 가능하다. 인간의 눈이 양쪽 눈의 차이로 정밀하게 3차원을 복원하듯이 해당 사진의 과거와 현대를 유사 화각으로 겹쳐보면, 복원된 정보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 시간대만 다른, 같은 공간의 사진들은 서로를 보완하고 변화를 분명하게 해준다. 조금더 진도를 나가보자.

 

 처음 위 사진을 재현하면서 난감했던 것은, 현대의 "해치상 있던 곳"을 고려해 찍었을때 옛 사진의 광화문의 목조 문루(상단 누각) 처마 방향과 해치상의 위치가 서로 앞뒤가 맞지 않다는 점이다.

 

사진 비교, 현재 시대 바닥에 표기된 해치상 위치를 고려해 찍으면 막상 광화문 처마가 조금 다른 방향이다.

 현재에 거리 바닥에 표기된 해치상의 위치(지금의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 맞추어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광화문 처마 방향이 틀어져있다. 결론적으로는 이 비교에 따르면 현재의 해치상의 위치 바닥 표기가 더 중앙쪽으로 옮겨져야만 하는게 맞다. 어찌보면 현재의 표식이 원래 위치에서 몇미터 정도 떨어져 표기되어 있다. 물론 이건 현대의 복원된 광화문 처마의 방향이 과거의 것과 동일하다는 가정하에서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그 가정이 맞다(다른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도로에서 옮겨진 해치상의 위치를 그나마 멀리서나마 나타내려고 할 수도 있었겠다.

 여하튼 사진의 기준 위치를 광화문에 맞추어 찍은 사진을 번갈아 비교해보자. 최초로 번갈아 대조하는 사진이다.

 

해치상 뒷 배경의 광화문을 현재의 화각과 맞추니, 해치상이 도로쪽으로 옮겨졌다. 아까 확인했던 곳보다 대략 5m가 넘게 도로쪽이다.

 

  알아낸 사실을 몇가지로 정리하면, 앞서 서술한대로 첫번째는 현재 표기된 해치상 위치가 원래보다 중앙에서 멀어지게 표기되어 있다. 광화문의 처마 방향은 다른 사진에서 보겠지만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소한 광화문의 아래 석축기단과 문루 상단 처마의 방향 및 높이는 과거와 거의 일치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해치상의 현재 위치 표기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된다.

 

 두번째는 앞으로 사진 비교를 더 할텐데, 이때마다 원래의 촬영위치를 찾아가려면 조금 앉거나 땅을 파고 들어가야(그렇게 하지는 못해서 화각이 높아졌다) 할때가 많다는 점이다. 현재의 지반이 과거보다 높다는 사실도 사진상에서 확인되는데, 과거 사진의 광화문 정문 하단 부분이 훨씬 더 아래로 꺼져있는 것을 보아도 이 경향을 짐작해볼 수 있다. 두사진을 계속 번갈아 바라보면 과거의 광화문이 약간 더 누워보이는 것도 촬영 높이 때문이다. 과거의 촬영위치는 대개 지금보다 더 낮다. 많이 낮은 곳은 50cm 이상 낮은 것 같다. 그렇다고 당시에 앉아서 찍었다는 말이 아니다. 서서 찍었거나 그에 준하는 높이에서 찍었는데, 당시 땅이 아래로 꺼져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바닥의 전개 상태를 보면 당시의 촬영자의 높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드물게도 가끔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찍은것 같은 사진도 있다.)

 

 세번째는 광화문 석축기단 위 문루를 자세히 관찰하면 약간은 더 낮아졌고 문루 꼭대기의 두 뿔이 현재가 더 좁다. 다른말로 하면 현재의 문루가 더 아래위로 납작해졌고 좌우로는 조금 더 펼쳐져있으며, 이런 현상은 여러가지 사진에서 중복 확인된다. 다만, 나중에 결론지을 테지만 광화문의 복원상태는 원래의 것과 매우 흡사하다. 지금은 다른 사진들과의 비교에 참조하기 위해 이 광화문의 변형을 기억해두면 된다.

 

아래 유사화각의 다른 사진을 찍어 비교해보자. 앞서 지적했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다.

 

유사 사진을 재현촬영하여 비교해보았다. 대략 1m정도 조금더 전진해서 앉아 찍으면 완벽했을것 같다

 사진 속의 해치상 위치나 궁장(궁의 담장)의 높이, 문루의 비례 등 차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