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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의 늦봄 (5월) - 이팝나무, 때죽나무, 찔레꽃, 아까시나무, 큰방가지똥, 오디, 층층나무, 개망초, 으아리, 족제비싸리, 지칭개, 멍석딸기, 산딸기 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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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의 늦봄 (5월) - 이팝나무, 때죽나무, 찔레꽃, 아까시나무, 큰방가지똥, 오디, 층층나무, 개망초, 으아리, 족제비싸리, 지칭개, 멍석딸기, 산딸기 등

작동미학 2020. 5. 11. 00:57

이팝나무는 인왕산이나 안산에 가끔 심어져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조팝나무와 이름이 비슷한데, 5월이 되면 긴 꽃잎을 가진 다른 나무에서는 보기 어려운 형태의 꽃이 핀다. 이팝나무는 옆으로 큰 줄기가 갈라져 나가면, 태풍이 불때 결을 따라 쉽게 떨어져 날아나가서 바람이 심하게 불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2020.05.10 이팝나무, 인왕산 성곽길 근처

 아래는 비온날 찍은 고들빼기다 신기하게 비가오면 이렇게 꽃이 닫힌 채로도 종종 볼 수 있다. 여름내내 노랑선씀바귀와 같이 보이는 이 풀은 줄기를 휘감은 그 특이한 잎이 특징이고, 꽃은 작고 노란색으로 어디서든 눈에 띈다.

2020.05.10 고들빼기/비온 직후, 인왕산 무악동 성곽길 근처

고들빼기 꽃은 익으면(?) 민들레 씨처럼 솜털이 보인다. 인왕산의 꽃들은 이렇게 민들레처럼 최후에는 솜털의 씨앗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고들빼기도 한번에 자라나서 핀다기 보다는 싹이 봄과 여름 내내 나와서 자라는 느낌이다. 작게 자라는 녀석도 있지만 어린 아이가 웅크리는 정도의 크기로 풍성하게 자라는 형태도 볼 수 있다. 

2020.05.17 고들빼기, 인왕사 입구 농구장 근처

 매화가 떨어진지 한참 지났는지 벌써 열매(매실)가 제법 열었다. 봄의 가녀린 매화는 간데없고 5백원 동전보다 더 굵은 초록색 열매들이 제법 열렸다.

2020.05.10 매화 나무에 열린 매실, 인왕사 입구 농구장 근처

 쭉동백나무와 헷갈린다는 때죽나무도 막 피어났다. 동그란 종처럼 생긴 꽃망울이 앙증맞다. 쭉동백나무는 하나의 줄기를 따라 금낭화 처럼 여러개의 꽃이 피는데 때죽나무는 이렇게 약간 듬성듬성 핀다. 나무 아래를 내려다보고 피는 꽃이 특이하다. 5월 초순에 피기 시작해서 중순이 되면 대부분의 꽃이 활짝 열린다. 인왕산 산책길 따라 제법 많이 피어있는 곳도 있다. 한 보름쯤은 이 때죽나무의 꽃을 도처에서 구경할 수 있다.

2020.05.10 때죽나무, 인왕산 성곽길
2020.05.17 때죽나무, 인왕산 성곽길

 아래는 찔레꽃인데 비를 맞아 투명해져서 신기해서 찍었다. 고려시대 전설이 전해지는, 고향을 그리워한 소녀 찔레의 슬픈 전설이 담겨있다고 한다. 다만, 찔레꽃은 소박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5월 중순이 되면 인왕산의 주력 꽃이 된다. 아까시나무 꽃과 더불어 이 시기의 양대 주인이다.  4월초의 개나리/벚꽃, 4월말 즈음의 팥배나무, 그리고 5월 아까시나무, 찔레꽃이 인왕산의 각 시기별 주인이다. 찔레꽃이 그중 가장 세력이 작긴 하지만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도처에 있다.

2020.05.10 찔레꽃 / 비를 맞아 꽃잎이 신기하게 투명해졌다, 인왕산 성곽길
2019.05.20 찔레꽃, 인왕산 성곽길
2020.05.17 찔레꽃, 5월 중순에는 찔레꽃과 아까시나무 꽃이 인왕산의 주인이다, 와불 근처 등산로

 

2020.05.17 찔레꽃, 인왕산 성곽길

 5월초부터 피기 시작한 아까시나무 꽃이다. 점점더 개화하고 있고 5월 중순/말쯤이면 인왕산에 가득핀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찔레꽃과 친구처럼 핀다. 어렸을때 아카시아라고 알고 있었는데, 초등학생 첫째가 책에서 보고 필자에게 다시 가르쳐주었다. 원래는 한국에 없던 나무인데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에서 도입해서 심었다고 한다. 이때 사실은 번식력이 좋아 생각보다 많이 퍼졌는데 처음에는 일제가 강제로 들여와 키운 나무라고 수모도 겪은 모양이다. 그런데 산림녹화를 위해서 6.25 전쟁 이후에도 계속 심어졌다고 한다. 번식력이 좋고 비료를 안줘도 되며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이한 것은 수명이 100년정도로 짧고 한국 토양에 맞지 않아 대개 50년 이상을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뿌리가 약해서 나무가 커질수록 비바람에 잘 넘어진다. 인왕산에서도 검게변한 아까시나무를 만나기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아까시 나무의 꿀이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한데, 꿀 생산량이 꽤 많은 꽃이다. 사실은 본인도 어렸을때 꿀이라고 하면 대개 아까시꽃 꿀이 거의 전부였던 기억이 있다. 어렸을때는 이 어린 꽃을 먹기도 했는데 그 향이 아직도 기억나서 가끔 씹어 보기도 한다.

2020.05.11 아까시 나무 꽃이 막 피어나고 있다. 인왕산 성곽길, 벚꽃/개나리 이후로 또 한번 산 전체를 덮는 인왕산의 대표 계절 꽃 중 하나

 아까시 나무의 동그란 초록 잎을 꼭 닮은 잎을 가진 족제비싸리도 이 즈음 꽃이 핀다. 원래는 아까시나무 꽃이 지면 핀다고도 알려져있으나 5월 중순 쯤에도 이 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인왕산 곳곳에 자주 보인다.

2020.05.17 족제비싸리, 인왕사 입구 농구장 근처

큰금계국도 성곽길 산책길 여기저기에서 가끔씩 볼 수 있다.

2020.05.17 금계국, 와불 등산로 근처

잎이 좀 거칠게 생긴 큰방가지똥도 5월 초쯤 피어나기 시작한다. 잎이 가시처럼 생긴게 특징이다. 줄기를 자르면 속이 비어있고 하얀 즙이 나오는데 이것이 마르면서 황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이름에 똥 자가 붙었다고 한다. 특이한 잎으로 쉽게 눈에 띈다. 산에서도 보이지만 종로의 차길 주변에서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는 풀이다.

2020.05.05 큰방가지똥, 인왕사 입구에서 무악재 하늘다리 가는 길

5월 중순경부터는 긴 기간은 아니지만 성곽길 부근에 으아리도 종종 볼 수 있다. 단아한 하얗고 긴 꽃잎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2020.05.17 으아리, 인왕산 성곽길
2020.05.23 으아리, 인왕산 성곽길
2020.05.23 으아리, 인왕산 성곽길

뱀딸기꽃을 최초로 볼 수 있는 때도 이쯤이다. 노란색 꽃잎이 온전히 모두 손상되지 않고 피어있는 것을 보기 어렵기도 한데, 여하튼 그 사이에서도 조그맣게 뱀딸기가 자라는 모습도 보인다. 5월 중순경 되면 뱀딸기 열매도 볼 수 있다. 예전에 호기심에 먹어보기도 했는데 그다지 맛은 없다.

2020.05.03 뱀딸기꽃, 와불근처
2020.05.17 뱀딸기, 인왕사 위쪽 산길 

지칭개가 5월 중순쯤되면 그 분홍색 꽃이 가끔씩 길에 보이기 시작한다.

2020.05.17 지칭개, 인왕산 성곽길
2020.05.17 지칭개, 인왕산 성곽길

 

2020.06.20 지칭개, 인왕산 성곽길, 나중에 지칭개는 이렇게 변한다.

이 즈음 피기 시작하는 개망초이다. 아이들에게는 늘 계란후라이 꽃이라고 설명해주면 더 잘 기억한다. 이제 여름까지 흐드러지게 피겠다.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이 꽃은 국화과 개망초속이다. 작지만 나름은 국화꽃이다. 조그맣지만 그 향을 한번 맡아보는 것도 좋다. 국화들은 모두 그 특유의 향긋함이 있다.

2020.05.05 개망초, 인왕사 입구 근처
2020.05.17 개망초, 인왕산 성곽길

그리고 반가운 산딸기꽃이다. 어릴적 따먹었던 기억이 많은데, 지금은 꽃이 더 예쁘다. 5장의 하얀 꽃잎과 수술이 동그랗게 무리지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중에는 맛있는 산딸기가 열린다. 인왕산의 산딸기꽃은 제법 여러군데서 볼 수 있다. 뾰족한 가시나 잎을 잘 기억해두면 6월에 산딸기를 구경해 볼 수 있다.

2020.05.05 산딸기꽃, 인왕산 성곽길
2020.05.05 산딸기꽃, 인왕산 성곽길
2020.05.17 산딸기꽃, 인왕산 성곽길, 꽃이 거의 지고 있다

산딸기와 비슷한 멍석딸기 꽃도 만날 수 있다. 수술은 산딸기꽃과 비슷한데 꽃잎이 특이하게 접혀있다가 그냥 떨어진다. 나중에 열매는 7월/8월에 볼 수 있는데, 산딸기와 모양이 비슷하다. 

2020.05.17 멍석딸기, 와불 근처 등산길
2020.05.17 멍석딸기, 와불 근처 등산길

 

2020.05.17 멍석딸기, 와불 근처 등산길

덜꿩나무도 볼 수 있다. 이 꽃은 피기 직전에 가까이서 보면 별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에게 별같다고 하면 좋아한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2020.05.17 덜꿩나무, 와불 근처 등산길
2020.05.17 덜꿩나무, 꽃이 피기 전이다, 인왕산 성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