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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대원군 별서, 석파정

작동미학 2020. 5. 3. 15:21

 종로에 살면서 왕가의 품격을 새삼 느낀 곳이 있다면 이 석파정이었다. 특히 궁이나 한옥, 조경에 대해서 관심을 좀 갖는 이들이라면, 이곳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멋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소박하면서 여유롭고 격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석파정은 사실은 흥선대원군의 별장(조선시대 표현으로 별서)에 있는 청나라식 정자의 이름인데, 흔히 이 별장을 지칭하기도 한다. 석파는 또한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호(어릴적 호)이기도 하다. 이곳은 부암동의 서울미술관에 붙어 있어서 다소 비싼 입장료를 내야 구경할 수 있는 것이 흠이다(민간 소유이다.)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장 입구 (안에 석파정이 있다)

 이곳은 원래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구한말 안동김씨 세도가였던 김흥근의 별장(1850년 전후 건립 예상)이었으나, 흥선대원군이 팔라고 권유하여도 팔지 않자 아들 고종과 함께 묵었고, 이에 임금이 묵은  곳에 신하가 살 수 없다고 하여 헌납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조선 시대에는 그런 규율이 있었다고 한다).

 

 과연 가서 주위를 둘러보면 왜 흥선대원군이 탐을 냈는지 그 멋을 느껴볼 수 있다.

 

먼저 주변의 북악산, 인왕산 경치가 빼어난데, 계절별로 보이는 광경이 과연 이곳이 서울의 중심가인가 싶을 정도이다. 편안하고 웅장한 느낌이 든다.

 

 흥선대원군 사후에도 50년간 그의 후손들에 의해 관리되어 오다가 한국전쟁이 시작된 후 어린이 집등으로 사용되다가 민간에 이양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북악산 방향 경치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위쪽 별채에서 바라본 탁 트인 앞마당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별채에서 안채/사랑채 방면의 인왕산쪽 전경

흥선대원군 별서는 인왕산 동쪽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집 앞에 계곡 물이 흘러 그 운치를 더해준다(윗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그리고 안채/사랑채 조금 위에 위치한 별채의 한옥은 옛 건물 그대로의 멋을 느끼게 해준다.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오른쪽 안채, 왼쪽의 사랑채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라일락 사이로 고종이 묵었다는 별채가 보인다. 이곳에서 풍경이 일품이다.
2019.04.30 흥선대원군 별서, 사랑채 뒤쪽. 왼쪽 위로 별채가 보인다.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사랑채 뒤에서 바라본 북악산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사랑채 뒤쪽에서 부암동쪽이 약간 보인다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사랑채 사진의 오른쪽 노송(서울시 지정보호수 60호)이 같이 보인다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별채에서 바라본 북악산

흥선대원군 별장의 즐거운 점은 인왕산 계곡을 따라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인왕산의 각종 기암 들이 산책로에 보인다.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산책길에서 인왕산쪽 바위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산책길내 큰 바위 (코끼리 바위)

그 중에서도 위 코끼리 바위는(가만히 보면 코끼리가 오른쪽으로 걷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너럭바위, 소원바위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옛부터 전해진다고..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산책길내 코끼리 바위 광경

 

바로 아래가 이 산책로에 자리잡은 석파정이다. 일반적인 한옥형 건물과는 달리 이국적인 느낌(청나라 풍의 문양 등)이 나고 하단의 돌바닥을 깔고 정자를 세운 것이 특이하다. 김흥근이 별장을 조성할때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유래는 모르고 있다.

2019.04.20 흥선대원군 별서, 이곳이 청나라 풍으로 지었다는 석파정이다.

별서 여기저기에 글귀가 씌여있어서 이곳이 김흥근의 석파정을 건립하기 이전에도 사대부들의 별장 용지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여전히 별채에서 바라본 북악산 인왕산 부암동의 광경과 그 산책로의 여유로움이 떠오른다. 봄이나 가을, 눈이 올때 찾으면 그 경치를 즐기며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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