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산책
수성동 계곡 본문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1676 ~1759)은 인왕산 자락의 아름다운 모습을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에 남겼는데 그 중의 한 폭이 여기 수성동(물소리가 빼어난 계곡)이다. 경복궁에서도 그 물소리가 들렸다고 하고, 청계천의 발원지로도 알려져있다.
19세기 조선시대 역사지리지 <동국여지비고>에는 수성동에 대해 "인왕산록에 있으니 골짜기가 깊고 그윽하다. 곧 비해당의 옛집터로 시내와 바위의 빼어남이 있어 여름에 놀며 감상하기에 마땅하다. 다리가 있는데 기린교라고 한다."라고 적혀있다고 한다.
이 수성동은 그러나 한국전쟁을 거쳐 사람들이 모여살면서 콘크리트와 낡은 건물로 덮였는데, 서울시에서 이곳에 있던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콘크리트 등 걷어내면서 옛모습대로 복원(2011~2012년), 2012년 7월에 개방했다고 한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겸재 정선의 풍경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수송동 계곡 맨 아래에는 이 계곡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안내 그림이 있다.
수성동 계곡 초입의 기린교이다. 이 기린교는 통돌로 된 서울시내 다리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이 기린교가 등장한다. 지금은 파손 우려 등으로 건너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아래로는 계곡물이 흐른다.
여름철 비올때는 제법 물이 흐른다.
수성동 계곡 골짜기 곳곳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카메라에 미쳐 담지 못했으나 이런 계곡에 물고기가 있다니 늘 놀랍다. 예전에는 가재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올챙이 등을 볼 수 있을 때도 있다.
위 돌다리 위쪽 골짜기도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폭포를 이루어서 계곡 소리가 제대로 들리는 시기가 있다.
여름에 다시 한번 방문했을때는 여기저기 폭포의 느낌도 전해진다. 물소리도 경쾌하다. 옛 조선시대 명사들의 수성동 계곡에 대한 덕담이 다시한번 느껴질 수도 있다(그런데 비오고 난 후라서 다니기 어려울 때가 많다는게 흠이기도 하다. 멀리서 비올때 일부러 오기는 어려울테니). 폭우가 내린 다음에는 상류부터 물 소리가 산책길 곳곳 멀리서도 들린다.
맑을 때는 필자는 이렇게 수성동 계곡을 한번 구경한 후 서촌으로 내려가 통인시장을 구경한다거나 박노수 가옥을 구경한다거하는 코스를 종종 밟고는 했다. 주말 가족 나들이로도 괜찮은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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