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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동 계곡

작동미학 2020. 4. 1. 22:17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1676 ~1759)은 인왕산 자락의 아름다운 모습을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에 남겼는데 그 중의 한 폭이 여기 수성동(물소리가 빼어난 계곡)이다. 경복궁에서도 그 물소리가 들렸다고 하고, 청계천의 발원지로도 알려져있다.

 

19세기 조선시대 역사지리지 <동국여지비고>에는 수성동에 대해 "인왕산록에 있으니 골짜기가 깊고 그윽하다. 곧 비해당의 옛집터로 시내와 바위의 빼어남이 있어 여름에 놀며 감상하기에 마땅하다. 다리가 있는데 기린교라고 한다."라고 적혀있다고 한다.

2020.04.30 수송동 계곡, 기린교와 계곡, 그리고 멀리 인왕산 치마바위

 이 수성동은 그러나 한국전쟁을 거쳐 사람들이 모여살면서 콘크리트와 낡은 건물로 덮였는데, 서울시에서 이곳에 있던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콘크리트 등 걷어내면서 옛모습대로 복원(2011~2012년), 2012년 7월에 개방했다고 한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겸재 정선의 풍경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공사모습, 겸재 정선의 수성동 계곡 풍경 (한겨례 신문 발췌)

 수송동 계곡 맨 아래에는 이 계곡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안내 그림이 있다.

2020.04.30 수성동 안내 간판
2020.04.30 수성동 계곡 안내도

수성동 계곡 초입의 기린교이다. 이 기린교는 통돌로 된 서울시내 다리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이 기린교가 등장한다. 지금은 파손 우려 등으로 건너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아래로는 계곡물이 흐른다.

2020.04.30 기린교 아래 흐르는 물

여름철 비올때는 제법 물이 흐른다.

2020..09.12 기린교, 비오고 난 후. 얕아보여도 깊은 곳은 어른 무릎 이상 온다
2020.04.30 기린교

수성동 계곡 골짜기 곳곳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카메라에 미쳐 담지 못했으나 이런 계곡에 물고기가 있다니 늘 놀랍다. 예전에는 가재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올챙이 등을 볼 수 있을 때도 있다.

2020.04.30 수성동 계곡 중간, 아직 봄이라 수량이 많지 않다.
2020.04.30 수성동 계곡 중간의 정자(사모정)
2020.04.30 수성동 계곡 상류 부군(사모정 위쪽)
2020.04.30 수성동 계곡 사모정 위쪽 돌다리
2020.04.30 수성동 계곡, 돌다리 위쪽 골짜기, 화강암 절리 사이로 물이 흐른다.

위 돌다리 위쪽 골짜기도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폭포를 이루어서 계곡 소리가 제대로 들리는 시기가 있다.

 

2020.04.30 수성동 계곡, 돌다리 위쪽 골짜기, 조금 멀리서 보았다. 거의 물이 없는 시기다.

여름에 다시 한번 방문했을때는 여기저기 폭포의 느낌도 전해진다. 물소리도 경쾌하다. 옛 조선시대 명사들의 수성동 계곡에 대한 덕담이 다시한번 느껴질 수도 있다(그런데 비오고 난 후라서 다니기 어려울 때가 많다는게 흠이기도 하다. 멀리서 비올때 일부러 오기는 어려울테니). 폭우가 내린 다음에는 상류부터 물 소리가 산책길 곳곳 멀리서도 들린다.

 

 

 맑을 때는 필자는 이렇게 수성동 계곡을 한번 구경한 후 서촌으로 내려가 통인시장을 구경한다거나 박노수 가옥을 구경한다거하는 코스를 종종 밟고는 했다. 주말 가족 나들이로도 괜찮은 코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