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산책
조선미국공사 이야기..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회 본문
최근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조선미국공사 관련 자료들을 조그맣게 전시했다. 알렌과 박정양의 기록을 읽은 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흥미를 가질 전시회이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다음 기록이 눈에 띄었다.

역사란 인물과 그 관계 및 행동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역대 주미공사 인물들은 알렌의 일기와 만나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왕실의 신임을 얻었던 의사이자 외교관이었던 미국인 알렌은 이 시기 조선을 청과 분리시키고 미국과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주미공사 일행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다(1887년~1888년). 알렌은 선교사로서도 유명한데, 당시 그의 이해 관계는 조선이 청에서 분리되어 미국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었다.
그리고 알렌의 기록에서 간단하게 평가받았던 많은 인물이 저 위의 역대 주미공사에 올라있다. (최근에는 그가 미국에 보고한 인물자료가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아마 조금더 자세히 나올것이다)
여하튼 초기 주미조선전권공사 일행이 바로 이분들이다. 전시회에는 이 사진속의 참여자 모두의 이름이 잘 표기되어 있다. 인터넷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료들이었다.


알렌의 기록에는 박정양은 그저 답답한 노인 정도로, 번역관 이채연은 영어 한마디 할줄 모르는 번역관으로, 그나마 서기관 이하영이나 참찬관 이완용은 이중에서는 쓸만한 이로 묘사된다. 그리고 위 사진에는 없으나, 러시아에서 만났던 이범진의 경우에도 역시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무기력한 인물로 묘사한다.
그런데 이 박한 평가를 받은 이들의 조선내에서의 역할은 사뭇달랐다. 이하영/이완용은 알렌의 평가대로 인정받았는지, 귀국한 박정양의 뒤를 위어 대리 공사 직책을 수행 하고, 이채연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채연의 경우는 후에 한성전기회사의 사장이 된다. 아마 당시 전기 기술 등이 해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조선공사 일행보다 먼저 미국에 왔던(조미수호조약 직후의 방문), 보빙사 일행이었던 서광범도 조선전권공사를 맡게된다.
그 이후에 알렌의 혹평을 받았던 이범진이 그 다음 전권공사를 거의 4년여 장기간 맡게 되는데, 이 분은 또 특별한 길을 걷는다. 고종의 신임 속에서 아관파천(1896년) 등 함께하기도 했고, 러시아 공사까지 임무를 맡고 무엇보다, 대를 이어 조선의 독립을 위해 길을 걷는데, 그 둘째 아들 이위종이 1907년 헤이그 특사 파견에 함께했으며, 본인은 1911년 한일경제병합 후 분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고종과는 당연히 매우 가깝게 일했고 조선과 황실을 위해 가족과 재산 모두를 희생한 인물인 셈이다.
반면에 다른 미국공사 대부분은 친일의 길을 걸었다. 외교관의 신분으로 국제 정세에 밝았을테고, 자신의 처세에 유리한 부분을 걸었을 테다. 더이상 가망이 없어 보이는 조선보다는 더 강해진 신흥 외세에 정렬하는 서운하기 그지 없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사실 그다지 친일이 아니더라도 친러, 친미 등 다양하게 힘 있는 쪽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조선미국공사 이범진의 인생이, 알렌에게서는 혹평받았어도, 오늘날에는 더 빛이 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의 외교뿐 아니라 당시 구한말 모든 나라의 외교를 그 마지막 접점에서 책임졌던 주요 인물들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모두 한번쯤은 일본의 이노우에 카오루나 이토 히로부미, 청의 원세개나 이홍장 을 만나고 알고 있을 인물들의 역사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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