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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산책

안국역에 바로 붙어있는 운현궁은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갖은 곳이다. 91년에 왕손으로부터 서울시가 구매하여 보수 공수를 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1800년대에도 흥선대원군이 집권하기 시작하면서 궁의 별채의 느낌으로 지속 중건되었고, 창덕궁과 바로 왕래할 수 있도록 당시에는 여러가지 문이 가까이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노락당이라고 안채가 중심이었으나, 1866년 고종과 명성황후 혼례 이후로 노안당이 증축되어 흥선대원군이 정치를 주도하는 장소가 되었다고 한다(이를 테면 회의를 할 수 있는 넓은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랜만에 옛 사진 비교 찍기 작업에 다시 도전해보았다. 늘 이 작업은 과거 사진가와 해당 동일 촬영지점의 동일 각도를 찾았을 때의 렌즈를 들여다 볼 때의 감격을 주고, 이후에는 사진상의 차이점을 통해 무엇이 변했고 혹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지식을 선물해 준다. 또한 과거 사진 상에는 희미하거나 어두운 아주 작은 정보들이, 현대의 고해상도 사진 정보와 결합되면서 다양한 추론을 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궁내에 잘 보존되었다고 알려진 경회루와 근정전 등에 대해 시도해보았다. 먼저 근정전을 살펴보자. 근정전은 경복궁에서 별로 다시 지어지지 않은 대표적인 건물이다. 팁으로 궐내 건물들의 누각들(지붕)을 보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낡은 지붕은 옛 것이라는 징표와 같다. 촬영 위치는 근정전의..

경회루와 근정전은 옛 원형이 많이 깃들어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그 입구로 안을 들여다보기를 추천한다. 역시 사진에 담을 수 없는 인왕산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아마 그 안으로 들어가면 그 운치가 더할 것이다. 지금은 들어가볼 수는 없다. 경회루는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그늘쪽 의자에 앉아 그 바람을 느끼며 한동안 쉬면서 보는 것도 좋다. 경복궁 곳곳에 조성된 뒷뜰이나 자라는 꽃과 풀도 인왕산과 비슷한 점도 많아 반갑다. 그 옛날 아마 그대로 이 식물들이 자랐을 것이다. 시골집에 방문했을때 오히려 집과 인공물들은 모두 변했는데 옛날 보던 꽃과 풀은 그대로였던 기억이 있어서 새삼 눈에 띈다. 여러가지 잘 조성된 꽃과 풀 및 그 사이사이 보이는 야생화도 볼 수 있다.

먼저 건청궁(2007년 복원)을 소개해보자. 건청궁은 명성황후가 거처했던 곳으로 알려져있다. 안내에는 그 내부의 곤녕합을 을미사변(명성황후 시해사건)이 벌어진 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충격적인 사건은 나라가 약해졌을때 외세에 어떤 일을 당할 수 있는지 두고두고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의 왕비가 살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엽기적인 사건이며, 쇄약해진 나라의 한맺힌 순간이 아닐 수가 없다. 위키 등 사건은 검색하여 확인할 수 있다. ko.wikipedia.org/wiki/을미사변 건청궁은 향원정 위쪽에 위치한다. 궁의 왕비 거처는 늘 맨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 이곳도 그래서 아늑한 느낌이 특히 더하다. 향원정이 공사중이 아니었으면 더 풍경이 좋았을테다. 이곳은 다른 궁에 비해 ..

강녕전, 교태전은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이다. 근정전 뒤로 사정전을 지나면 만날 수 있고, 문화재청의 설명은 이렇다. 강녕전(康寧殿)과 교태전(交泰殿)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으로 침전 영역을 이룬다. 사랑채에 해당하는 강녕전은 왕이 독서와 휴식, 신하들과 면담을 하던 곳이고, 안채에 해당하는 교태전은 왕비가 거처하면서 궁 안 생활을 총지휘하던 곳이다. 1918년 강녕전과 교태전을 뜯어 창덕궁으로 옮겨 사라진 것을 1995년 복원하였다. 교태전 뒤편에 계단식 화단을 쌓아 아미산을 조성하고, 4기의 장식적인 굴뚝과 관상용 수석들을 배열해 정원을 만들었다. 아미산 정원은 뒷산인 북악의 정기를 침전까지 이어주며, 왕비의 후원답게 은밀하면서도 기품있게 꾸며졌다. 여러가지 소개 글 속에서도, 이곳은 직접 가서 보면 멋..

여러가지 소개할 경복궁의 멋이 있는데, 첫번째는 인왕산과 북악산이다. 예전에 고궁을 방문할때는 이 두 산을 경복궁의 경치에 고려하지 못했는데, 단연 먼저 이 두 산의 위용을 느껴야만 경복궁이 제대로 보인다. 사진으로 담기 어렵지만, 늘 이 두 산을 눈여겨 보자. 그러면 훨씬 더 경복궁의 입지에 대해 느끼면서 산책할 수 있다. 두 큰 규모의 산이 주는 아늑함이 느껴진다. 이 느낌은 특히 경복궁의 서쪽 전체 산책길에서 향원정까지도 느껴진다. 이렇게 두 산을 느끼면서 구경을 하되, 내가 추천하는 곳은 오히려 왕과 왕비의 거처와 관련된 곳이다. 장소로는 아래에서 강녕전과 교태전, 건청궁, 자경전이다. 가장 크고 오래된 근정전과 경회루는 너무도 유명한데, 그에 비해 정원의 느낌인 앞서 소개한 장소들은 그 멋을 느..

경복궁의 동문과 서문인 건춘문과 영추문의 과거 사진도 한번 비교해보자. 건춘문도 살펴보면 과거의 석축기단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면 일부 벽돌의 검은색이 유지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지반의 높이도 별 차이가 없으나 왼쪽 동십자각으로 이어진 궁장은 과거보다 현재가 매우 낮아져있고 방향도 궁궐 안쪽으로 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루는 역시 복원된 모습이다. 나무가 많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건춘문 이후 북쪽의 궁장 바닥 방향이나 위치는 그대로인것으로 보인다. 즉 건춘문 주변의 바로 붙은 궁장은 위치나 방향이나 모습이 과거와 동일하다. 건춘문의 의외로 많은 부분이 과거와 일치한다. 동십자각과 연결된 담이 확 낮아졌고, 궁장 하단의 지반은 높아지기는 했다. 건춘문 주변 벽 자체도 ..

아래 사진은 다른 방향의 궁장(건춘문쪽)을 살펴볼 수 있는 사진이다. 현대의 동십자각의 벽면 상처들이 조금더 자세히 보이는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현재의 지반의 높이가 과거대비 50cm이상 올라온것 같다. 누각 오른쪽 잡상의 변화 등은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모든 내용이 더 선명하게 일치하는데, 누각 상단 뿔은 과거가 조금더 올라가있고, 기와의 하단 나무기둥이나 처마 하단도 옛과 지금이 동일하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사진의 과거 하단부 거뭇한 점들이 단순히 사진의 품질 이상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왼쪽 맨하단 빨간 영역의 과거사진 거뭇한 자국들). 과거 사진이 어디까지가 진짜 정보이고 어디까지가 오류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그리고 이 안에는 재미있는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