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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산책

인왕산에서 가장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봄이다. 구청의 정비 사업으로 몇가지 꽃들은 인위적으로 심어지기도 하지만, 제법 많은 수의 봄 꽃, 야생화들이 이 봄날 인왕산의 햇볓 잘 드는 지역에서서면 먼저 만날 수 있다. 긴 겨울을 끝내고, 작지만 고운 자태를 뽐내는 꽃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서 관찰해보면, 따뜻한 기운에 산책의 기쁨이 더해진다. 가장 먼저 소개해보고 싶은 꽃은 역시 큰개불알풀 (봄까치꽃으로 불리기도 한다)이다. 흔히 저렇게 가을낙엽 사이로 솟아오르는, 우리나라 전국에 봄이 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귀여운 꽃 중의 대표자다. 특히 성곽아래의 따스한 남향에서 가장 일찍 보이기 때문에 반갑다. 이 꽃의 신기한 점은 먼저 이름이다. 큰개불알풀이라는 이름은 나중에 열매가 개의 불알..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1676 ~1759)은 인왕산 자락의 아름다운 모습을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에 남겼는데 그 중의 한 폭이 여기 수성동(물소리가 빼어난 계곡)이다. 경복궁에서도 그 물소리가 들렸다고 하고, 청계천의 발원지로도 알려져있다. 19세기 조선시대 역사지리지 에는 수성동에 대해 "인왕산록에 있으니 골짜기가 깊고 그윽하다. 곧 비해당의 옛집터로 시내와 바위의 빼어남이 있어 여름에 놀며 감상하기에 마땅하다. 다리가 있는데 기린교라고 한다."라고 적혀있다고 한다. 이 수성동은 그러나 한국전쟁을 거쳐 사람들이 모여살면서 콘크리트와 낡은 건물로 덮였는데, 서울시에서 이곳에 있던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콘크리트 등 걷어내면서 옛모습대로 복원(2011~2012년), 2012년 7월에 개방했다고 한다. 지..